똑같은 가구, 똑같은 짐이라도 어떤 이의 손길이 닿느냐에 따라서 천지차이로 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11월 23일에 이사한 박희진입니다. 그동안 수많은 집들을 보아오셨겠지만 그중에서도 정신 산만하기로는 첫 줄로 꼽히는 집이었음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손길이 스쳐간 후 달라진 새 집의 모습은 깔끔하기 이루말할 데 없는, 당장 사진을 찍어 어디에 올리더라도 손색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다년간 쌓여온 고양이 털과 이 몸의 풍선같은 복부에 축적된 빵,과자의 잔해들이 뒤엉켜 정서혼란, 카오스 그 자체였던 제 가구와 짐들. 온갖 살림살이들이 마치 군대라도 ''''빡세게'''' 다녀온 듯 질서정연하게 정돈되어버렸습니다.
이사 한 번 하고 나면 일주일 간은 ''''그게 대체 어딨을까'''' 하며 온 집안을 배회하고 이것저것 헤집느라 도로 어질러져 혼돈이 가중되기 마련이건만 지난 3일간 지금껏 찾아다닌 물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적재적소에 착 하고 둥지를 틀고 있어 마치 보물찾기라도 하듯 기쁘게 하나하나 찾아쓰고 있습니다.
애초에 서울7팀을 선택한 것 역시 지난 후기들에서 ''''수납이며 공간 활용을 너무 잘 하신다'''', ''''가구들 자리를 너무 잘 찾아주신다''''라는 평가들 때문이었습니다. 역시 그 글들. 알바들이 쓴 건 아니었다는 게 이번 경험으로 확실해졌습니다.
사실 정리정돈에는 그야말로 젬병. 5분 안에 반경 5미터를 몰락시키는, 하늘이 내린 저주를 안고 살아왔기에 이사 전 정리를 도와주던 제 친구는 ''''''''''''''''난 네가 이런 불우이웃인 줄 몰랐어. 복지단체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이었구나''''''''''''''''라고 했을 정도입니다. 때문에 포장이사라고 해도, 사방에 널부러진 잡동사니들을 적당히 추려만 주면 만족이라고 생각해 왔지요.
그런데 이분들. 짐만 대충 풀어놓고 후다닥 떠나는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르더군요. ''''''''''''''''어디에 무엇을 배치하면'''''''''''''''' 가장 쾌적하고, 가장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인가를 궁리해서 여러 가지 의견을 제시해주시는가 하면 하다 못해 책장에 꽂혀있던 책들도 장르, 권수 맞춰가며 정리해주시는 센스-
게다가 수납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견적보러 오셨을 때 입주 전에 청소도 깔끔하게 해주신다 말씀하시길래, 그냥 짐들 다 채워넣은 다음에 예의상 스팀청소기나 쓱쓱 돌리는 수준이겠지 했는데 빈말이 아니었습니다.
이전 세입자가 그닥 깔끔하게 치워놓고 간 상황이 아니었는데 잠깐 볼일 보고 온 사이 새 집에 들어와보니 완쥰 삐까뻔쩍! 가구 등을 실은 트럭은 일단 1층에서 대기시켜놓고, 7팀 분들이 자체 장비를 들고 일사분란하게 전후좌우 후다닥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진공청소기, 스팀청소기, 소독기 등등 별의 별 것들이 총동원돼 저것들이 대체 어디서 튀어나왔나 깜짝 놀랐다고나. 주방 정리 담당하시는 아주머님은 심지어 전용 세제까지 핸드백 속에 넣어 다니시더군요. 흙먼지로 뒤덮여있던 베란다도 시원하게 물청소가 끝난 뒤였습니다.
이번에 이사한 곳이 20평 내외의 꽤 넓은 투룸이기에 부동산 아저씨가 전에 살림하던 곳이니 이사 전에 청소 한 번 싹 하고 들어가라며 아주머니 한 분을 소개시켜주겠다고 했었는데, 시간 여유가 없어서 패스했더니 오히려 다행이네요. 7팀 소사장님. ''''새집처럼 만들어드리겠다''''고 하시더니 그야말로 전문 용역업체 뺨치는 솜씨였습니다.
몇 해 전 2404의 다른 팀과도 이사를 해본 적이 있지만 그때 들어가던 집이 나름? 신축이라 비어있어서였는지 사실 그분들, 모든 이사가 다 끝나고 나서야 스팀청소기 몇 번 돌리고 땡이었거든요. 일반 팀과 베스트 팀의 차이가 이렇게 큰 건가요.
어디 수납, 청소뿐입니까. 한 동네에서 고작 두 블럭 이사가는 것이기에 번개같이 끝나겠거니 했는데 그 두 블럭 사이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골목 안에 이삿짐 트럭 세우지 말라는 동네 싸움꾼 할머니부터 별별 오지랖들 총출동하고 사다리차를 세울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던 인근 고깃집 드넓은 뒷마당에 주차 허락을 얻지 못해 차를 도로 돌려보내기도 하고.. 장롱은 계단에서 더이상 못 올라가고 진퇴양난. 천신만고 끝에 사다리차를 ''''도로'''' 부르기까지 갖가지 불유쾌한 돌발상황들이 계속해서 일어났지만 그때마다 숙련된 노하우와 지혜로 헤쳐나가는 모습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 전보다 훨씬 넓고 훨씬 깨끗한 집에 앉아있다 보니 이제야 사람답게 살 수 있게 된 듯해 감개무량합니다.(물론 월세 벌 생각에 살짝 아득합니다만) 지금까지 사실 집이란 비바람 피하고 잠잘 수 있는 장소, 짐들을 보관하는 창고에 가까웠는데 서울7팀 분들 덕분에 아늑하고 청결한..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소중한 곳이 되었네요.
덕분에 여러 가지 변화로 복잡했던 제 마음도. 피폐했던 제 생활까지도 말끔하게 정리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사라는 것이 생면부지의 낯선 이들에게 별 볼일 없는 나의 생활을 백일하에 낱낱이 까발리는 것이기에 매번 스트레스가 심했습니다만. 함께 고민하며 마음을 나누는 분들을 만나 정겨운 하루를 보내었네요.
단순히 빈 공간에 짐만 꽉꽉 채우는 것이 아니라 온정을 채워주는 이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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