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계약을 체결하고 부득이한 사정으로 이사 날짜가 변동되었습니다. 팀장님께 미리 말씀을 드리긴 했지만, 사실 내심 걱정을 많이 했었답니다. 꽤 오랜 자취 생활로 여러 이사를 경험하긴 했었지만 이번 이사준비를 하면서는 우여곡절이 참 많았었거든요.
새로 이사할 집에 기존에 살던 세입자 분이 공과금을 60만 원 가까이 연체한 바람에 대신 제가 받아서 각각 송금하기도 했었고 (혹시나 안내고 그냥 가실까 봐. --;) 또, 그분이 전세권 설정을 해놓은 걸 풀어야 제가 들어가는데 제대로 체크를 안 하셔서 월요일 아침에 장장 4시간 가까이 기다려서 간신히 계약 끝내고 (새 직장으로 출근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양해를 구하고 반나절 이상을 빠져야 했었지요. ㅠㅠ) 다음날 확인해봤더니 법무사 쪽의 실수로 아예 신청 접수조차 되지 않아서 황당했던 일, 원래는 졸업하고 좀 쉬려는 생각에 느긋하게 이사 준비를 하려 했으나 갑작스럽게 4월부터 새로운 직장으로 출근을 하게 됐고 매일 야근의 연속인지라 이사하는데 정말 기본적인 버릴 것과 가져갈 것 조차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던 일들까지.. 정말 마가 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여러 일들을 거치고 나니 힘도 빠지고, 신경 쓸 일도 너무 많고 심신이 참 피곤한 상태가 지속되었습니다.
물론 이외에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제가 사는 곳으로 이사오는 세입자 분이 너무 꼼꼼 or 깐깐(!)하셔서 부동산에서 5-6번이나 전화를 주셔서는 꼭 아침 일찍 빼달라, 깨끗하게 치워달라 등등 신신 당부를 하시는 바람에 보통 오전 8시쯤 이사를 시작하는데 사정 얘기를 하면서 양해를 구하고 7시 30분까지 와달라는 말씀을 드렸었지요.
저도 아침에 일찍 출근을 해봐서 알지만 그렇게 이른 시간에 멀리서 이곳까지 제 시간에 도착하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간혹 오시기로 하신 시간에 교통이 막혀서 혹은 부득이한 사정 등으로 10-20분 넘게 늦으시는 분도 많으시고요. 그런데 서울 7팀 분들은 7시 20분부터 도착하셔서 차 댈 동선 다 파악하시고 밝은 모습으로 인사를 건네주셨지요. 세 분 모두 너무 인상도 좋으시고 친절하셔서 정말 감동 받았습니다. 제가 원래 월요일 이사였다가 주말로 연기하는 바람에 팀장님은 기존에 계약되어 있던 쪽으로 가시고 나머지 팀원 분들 모두가 오셨지요.
손대면 척척 맥가이버! 박홍규님. 제가 어설프게 그린 방도면을 보시고 오랜 이사작업 노하우를 반영한 가구 배치 조언도 많이 해주셔서 생각보다 빨리 끝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침대 옆 협탁이 고장나서 고민이었는데 보시고는 밖에서 뚝딱뚝딱 해서 금방 새것처럼 원상복귀시켜주셨고요. 욕실 수도 호스 길이가 짧아서 긴 것으로 교체하고 싶었는데 역시나 힘든 내색 하지 않으시고 소리소문없이 바꿔주셨답니다. 또한, 블라인드는 예정에도 없었던 건데 각 맞춰서 예쁘게 달아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몇 번이나 감사의 인사를 드려도 모자랄 정도로 정말 잘해주셨어요. 나중에 가시고 나서 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이 (원래 칭찬에 인색하신 분인데..^^) 여태까지 이사를 많이 해봤지만 이렇게 세심하게 챙겨주는 사람은 없었다고, 너무 고마워하셨답니다.
소리없이 강하다! 김형진님. 아버지나 저나 성격이 좀 급한 편이라서..^^; 이삿짐이 다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책장 옆에 표식을 보시고는 별생각 없이 떼어버리셨더라고요. 사실 그게 이삿짐을 원상복귀할 수 있도록 기억하는 표식이었는데 잘 모르셨던 거지요. 그런데 바로 확인해주시고 재빠르게 샤샤삭 원래대로 옮겨주시는 모습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조용조용하시면서도 맡은 바 일처리를 정말 깔끔하게 해주시는 모습 멋졌어요. 냉장고 밑에도 조여주시고, 안 보이는 부분까지 하나하나 자상하게 체크해주시는 모습들도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습니다. :-) 책장에 책들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나 정말 고민을 했었는데 키 높이대로 가지런히 정리해주셔서 제가 두 번 손을 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퍼펙트였습니다.
꼼꼼&정리의 달인! 배예분님. 제가 살던 집에 이사 올 세입자 분이 하도 신신당부를 하시는 바람에 짐을 빼고서도 바닥 등을 한 번 더 신경 써 달라는 부탁을 드렸지요. 바로 짐 들어가도 될 정도로 깨끗하게 마무리해주시고 그릇하나하나, 소품 하나하나 신경 써주시고 정리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제가 전날 잠을 거의 못 자는 바람에 비몽사몽이었던지라 어머니가 반찬 해오신 것들을 미처 정리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냥 냉장고에 넣으면 흐를 수 있다고 일일이 그릇에 깔끔하게 담아 가지런히 배치해주셔서 음식들이 상하지 않고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게 되었어요. 지저분하던 냉장고 안도 완전히 말끔해졌고요. ^^ 자취 생활을 오래하긴 했지만 워낙 야근이 많은 직업인지라 집에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 정리, 청소 이런 것에 대한 소질이 없었는데 오늘 참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아픈 어머니를 대신해서 바닥이며 씽크대며 화장실이며 구석구석 꼼꼼하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어 시간밖에 못 잔 상태에서 하루종일 왔다갔다 하는 통에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었던 터라 짐정리 끝내고 바로 잠을 청하려다가 순간 세 분의 친절했던 모습들이 떠올라서 이렇게라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자 인터넷에 접속해서 글을 남깁니다.
비록 이번 이사를 하기까지의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오늘 이사의 마무리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다음에 이사를 하게 될 때에도 꼭 서울 7팀 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주변에 이사한다는 지인이 있으면 꼭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오늘 많이 힘드셨을텐데 푹 쉬시고요. 항상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길 기원할게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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