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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앞에 왔는데 9시 부터라고 아파트에서 못 들어가게 하네요."
아침 7시가 조금 넘으니 36팀 전계섭 팀장님에게 문자가 왔다. 이 분과의 인연은 이제 10년이 넘어간다. 2년 전 남편의 직장 때문에 이사 왔는데 이번에는 아이의 학교 근처로 이사 가게 되었다. 아침부터 이리 더우니 걱정이다. 층간 소음과 사람들의 출근시간을 피해 9시 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아파트 측에 사정 사정해서 주방 아주머니와 짐들만 먼저 상자에 포장한다고 양해를 구하고 카트에 박스를 실어 나른신다. 오늘의 힘듦과 수고스러움의 시작이다. 전날 더위를 드셔서 링거를 맞고 오셨다는 팀장님의 말에 걱정과 미안함이 밀려온다. 그만큼 여러 번의 이사에 도움을 많이 받았고 항상 만족한 이사를 마쳤기에 나의 이삿날은 팀장님 덕분에 조금은 믿는 구석이 있었는데 컨디션이 안 좋으시다니...아뿔싸! 2년 간 살아 온 이 집의 집주인은 너무 깔끔하신 분이라 이사 올 때에도 바닥에 스크라치가 날까봐 그리 조심히 부탁 드렸었는데 오늘도 또 한번 주의를 부탁 드렸다. 바닥에 두툼하게 도포가 깔리고 짐은 9시 전에 꽤 많은 양의 짐이 꾸려졌다. 이사 갈 집에는 안방 짐이 작은 방으로 가고 작은 방의 짐도 방마다 바뀌게 되어서 구별하기 쉽지 않았을 터인데 꼼꼼하게 박스에 적으신다. 조금씩 박스가 내려가고 12시 쯤에는 그 많던 짐이 다 빠졌다. 좋은 기억이 가득한 이 집은 이사 올 때처럼 덩그만히 뜨거운 햇살만 가득했다. 고덕동으로 가는 찻길 신호등에서 우리 짐 차가 지나간다. 창문을 내려 손을 흔들어 본다. 오후에 다시 시작되는 짐 올리기. 전날 얼려둔 30개의 물이 동이나고 캔커피도 동이 나간다. 에어컨을 방방마다 파워로 틀어 놨지만 아저씨들의 땀은 주책없이 계속 흐른다. 어제 링거 맞고 오신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열심이신 전팀장님, 체구는 작지만 맥가이버 이덕준님, 방 위치가 바뀌어 이것저것 헤매는 나를 위해 대신 알아서 척척 해주신 아저씨, 각종 조립에 가구 배치도 신의 한 수이신 분, 지하2층 그 더운 창고에서 물건을 다 빼주신 분, 키가 크고 항상 웃으시며 신발 정리를 예술로 하신 막내 분, 주방이며 팬트리며 완벽하게 정리해 주신 아주머님 두분. 너무너무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이렇게 정리해 주시면 나는 그대로 2년을 살게 된다. 6시 남짓해서 청소기 청소와 걸레질로 오늘의 그 치열한 이사는 끝이 나간다. 팀장님은 나에게 계속해서 잘 보고 할 거 말해 달라 하지만 나는 그들의 수고스러움에 더 이상 보태고 싶지 않았다. 엘리베이터에서 다같이 인사하고 2년 후에 또 뵙자고 손을 흔든다. 집을 사서, 직장이 멀어서, 학교가 멀어서 이유는 가지가지지만 늘 36팀과 이사는 같이 했다. 헤어지고 들어와 신발을 넣으려 신발장을 여는데 나의 구두들이 백화점의 구두들처럼 예쁘게 크로스로 진열 되어있다. 이런 정리는 또 처음 받아보는데 너무 감사했다. 2년마다 무더운 여름날 이사를 하는 이 사이클 때문에 나는 2404분들에게 죄 짓는 마음까지 들 지경이다.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중죄였다. 이번에도 무탈하게 이사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하늘 가득 보이는 창문을 가진 이 집이 벌써부터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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