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 이사한다고 하지 않았어?” “다음주 월요일에 하게 됐어요.” “월요일?” “네.”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하지 그래? 그날 쉬지도 못하잖아.” “주말에는 예약이 꽉 차 있더라고요.” “그래도 이사하는 날 식구들 중 한 명은 지키고 서 있어야 하지 않아?” “그렇긴 한데요, 그날 있을만한 사람이 없네요. 이사업체 말로는 걱정하지 말라고는 하는데…….” “업체 잘 선정해야 해. 이상한 업체 만나면 가구나 가전제품에 흠집 나서 못쓰게 되는 경우도 있어. 우리 집 재작년에 이사할 때 말인데 바닥 보양제를 제대로 깔지 않고 짐을 옮겨서 거실 대리석 바닥에 스크래치가 간 거 있지? 거기다 이삿짐 센터 사람들이 이사하는 내내 아파트 비상 계단에서 담배를 얼마나 피워 댔는지 내가 퇴근하고 오니까 연기가 가득하더라고. 앞집에 가서 미안하다고까지 했다니까.” “고생하셨겠네요. 그 큰 돈을 쓰고.” “그러니까 말이야. 비용이 어디 한두 푼이야?” 가뜩이나 이사를 앞두고 걱정이 이만저만한 게 아닌 저에게 회사 동료의 조언은 시름을 더 얹어주었습니다. 아무리 포장이사라 하지만 이사 당일 현장에 있지 않는 것이 영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친정 어머니께 부탁을 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 없이도 자기네들이 알아서 해 준대요. 그런데 죄다 맡기려고 하니까 찝찝해서요…….” “당연하지. 이사하는 날 집주인이 없다는 게 말이 되니? 순 날림으로 할 게 뻔한데. 내가 잘 감시할 테니까 걱정 말거라. 그런데 뭐가 그리 비싸다니? 도둑놈들 아니야?” “여기저기 알아보고 제일 합리적인 곳에서 한 거예요.” “그래도 그렇지. 그냥 용달차를 부르는 건 어떨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 돈까지 줘 가며 이사를 한다는 것이…….” 70 평생을 10원 한 닢 허투루 쓰는 법이 없던 친정 엄마는 이사 비용을 들으시고는 한숨을 쉬셨습니다. “내가 박스를 주워다가 포장을 하마. 포장이사라는 게 별거니? 누가 됐는지 간에 이사 하기 전에 싸 놓기만 하면 되는 거지.” “그러다 골병 들어요. 그 사람들이 괜히 돈 버는 거 아니에요.” “이 엄마가 살림 9단이야. 나이를 먹긴 했어도 남한테 맡기는 것보다 낫지. 안 그래?”
친정 어머니께서 와 계신다고 하시 다행이었습니다. 더욱이 꼼꼼하기가 이를 데 없는 분이셨기 때문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그러나 계속 토를 다시는 어머니 때문에 신경이 쓰였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직장 동료처럼 기껏 큰 돈 쓰고 언짢은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던 것입니다.
마침내 이사 당일이 되었습니다. 직장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근무를 하였지만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여보세요? 엄마! 이삿짐 센터 사람들 왔어요?” “어. 너 출근하자마자 바로 왔더라. 한 8시인가? 근데 6명이나 왔다, 얘.” “6명씩이나요?” “그렇대도. 짐이 좀 많니? 6명이 각각 안방이랑 주방, 베란다로 나뉘어서 포장을 하고 있는데 뭐, 그러니까 속도가 붙네. 금방 끝나겠어.” “알겠어요. 이따가 또 전화할게요.” 그 후로도 저는 어머니와 서너 차례 통화를 하며 상황을 전달받았습니다. 다행히 이사는 착착 진행되는 듯 하였습니다.
퇴근 후 이사한 새 집에 도착하니 어머니께서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마무리 청소를 하고 계실 어머니의 모습을 상상했었는데 의외였습니다. “왔니?” “사람들 언제 갔어요?” “4시 정도에 갔어. 근데 돈이 안 아깝더라.” “네?” “옷장 정리에~ 냉장고 청소에~ 마지막에는 스팀으로 거실이랑 안방 작은방 바닥 청소까지 완벽하게 해 주더라고. 내가 감탄을 하지 않았겠니?” “가구나 가전 제품은 조심히 잘 다루던가요?” “말도 마. 얼마나 꼼꼼하게 하는지 아들 있으면 사위 삼았으면 했다니까. 총각들이 손끝이 얼마나 야무진지. 놀랬다, 놀랬어.” “엄마도 참. 포장 이사가 별거니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돈이 안 아깝다니.” “건성건성 하는 법이 없이 알토란 같이 일들을 하니까 하는 말이지. TV랑 비데까지 설치해 주고 가더라. 못 하는 게 없더라고.”
어머니께서는 제 옆에서 연신 이사를 담당하신 분들의 칭찬을 하느라 여념이 없으셨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정말로 손 하나 델 곳이 없더군요. 그리하여 저는 그날 친정 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수년 전 이사를 마친 후 밤 새워 뒷정리를 했던 것과도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Yes 2404 19팀 조계준 팀장님과 팀원님들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저는 3월 13일 구리 토평동으로 이사를 한 김경희라고 해요.^^ 팀장님과 팀원님들 덕분에 “이사=걱정거리”라는 기존의 인식이 싹 바뀌었답니다. 제 후기로 기운들 내시고 앞으로도 이사하는 사람들에게 저와 같은 만족감과 행복을 선사해 주시길 바랄게요.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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